2024년 한국신용정보원 자료에 따르면, 월 10만 원 이하의 소액결제를 연 12회 이상 이용하는 계층이 1,200만 명에 달한다. 이들 중 상당수는 단순한 편의가 아닌, 현금 유동성 확보를 위한 ‘생계형 결제’에 가깝게 소액결제를 활용하고 있다. ‘소액결제 현금화’는 이를 악용한 불법 행위로 규정되지만, 그 이면에는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빈곤, 즉 ‘데이터는 풍부하지만 현금은 없는’ 계층의 애환과 금융 시스템의 틈새가 도사리고 있다 소액결제현금화.
통장 잔고는 제로, 데이터는 플러스: 디지털 빈곤의 역설
소액결제 한도는 신용카드 한도와 달리, 소득이나 신용등급보다 휴대폰 요금 납부 이력에 더 크게 영향을 받는다. 이로 인해 정규 금융에서는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운 젊은 층이나 프리랜서에게 유일한 ‘신용’이 되곤 한다. 현금화는 이 ‘데이터 기반 신용’을 실제 현금으로 전환하려는 절박한 시도다. 이 과정에서 30~40%에 달하는 마진을 챙기는 업자들은, 사실상 디지털 빈곤층을 상대로 한 고금리 대부업자나 다름없다.
- 케이스 1: 프리랜서 A씨(29세)는 급한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콘텐츠 결제로 50만 원을 현금화했다. 정산 수수료 35%를 제외한 32만 5천 원을 손에 쥐었지만, 다음 달 휴대폰 요금 고지서는 80만 원이 넘었다.
- 케이스 2: 소상공인 B씨(45세)는 자영업자 대출이 막히자, 직원 월급을 위해 여러 개의 게임 아이템 결제를 통해 200만 원을 조달했다. 이후 복잡한 취소 요청과 업자와의 분쟁으로 두 달간의 스트레스를 겪었다.
플랫폼의 눈감기와 ‘합법화’된 포식의 구조
흥미로운 점은 주요 콘텐츠 플랫폼들이 이 현상을 암묵적으로 용인해왔다는 것이다. 과도한 결제 제재는 매출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2024년 현재, 일부 게임사는 ‘1인당 일일 결제 한도’를 도입하며 형식적인 조치를 취했지만, 여러 계정을 이용한 우회는 여전히 가능하다. 이는 현금화 업자들에게 안정적인 ‘인프라’를 제공하는 셈이다. 결국, 시스템의 틈새는 불법 업자만이 아니라, 정당한 이익을 추구하는 합법적 기업에 의해 유지되는 역설적 구조를 낳았다.
- 케이스 3: 대학생 C씨(22세)는 유명 음원 사이트의 ‘멤버십 선물하기’ 기능을 이용해 현금화를 시도했다. 플랫폼은 이를 친구 간 선물로 간주해 아무런 제재를 가하지 않았고, 업자는 이 허점을 정기적인 경로로 활용했다.
소액결제 현금화는 단순한 불법 행위를 넘어, 디지털 신용이 실물 경제의 생계와 맞물리는 지점에서 발생하는 복합적 사회 현상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단속만이 아닌, 디지털 데이터로 증명되는 신용을 정당한 금융 서비스로 연결하는 새로운 금융
